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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웹소설

난심분노의 드리머

rennes 2020. 10. 2. 15:30

pixiv의 蓮見 작가님이 작성하셨고 2020/01/15에 허락받고 번역하였습니다!

어색한 부분이나 수정이 필요한 곳은 얘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166614

#Steins;Gate #オカクリ 乱心憤怒のドリーマー - 蓮見の小説 - pixiv

待ち合わせ場所にやってきた紅莉栖が、怒っていた。 (おお……!?) 思いもかけぬその表情に、俺は思わず後ずさりした。 紅莉栖は元々、表情豊かな方ではない。更に、それを意識的にポーカーフェイスで覆ってしまう癖がある。知らない人間が見れば、常態と不機嫌の区別はつきにくいだろう。 しか...

www.pixiv.net

 

 

약속 장소에 온 크리스가 화가 나 있었다.

'오오 ...... !?'
생각지도 못한 그 표정에 나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했다.
크리스는 원래 표정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또한, 그것을 의식적으로 포커 페이스로 덮어 버리는 버릇이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평상시 모습과 불쾌한 모습을 구별을 짓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조금 익숙해지면 화가 났는지 아닌지는 알 수 있다.
유심히 보니 미간이 찌푸려져 있고, @채널에서 부추겨져 누구든 상관없이 물어뜯고 논파벽이 발병할 때의 눈빛이다.

화가 나있다. 
분명히 화가 나 있다. 
중요한 거라서 두 번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나는 주춤거리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크리스를 향해 손을 들었다.

"어, 늦지 않았는가, 조수여!"
"......"
"크리스티나"
"......"
"저, 크리스 씨"
"뭐야"
"...... 무엇 때문에 화가 난 것인가?"
"......별로"

크리스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며 외면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뭐야 이거. 나인가? 내가 원인인가? 나는 잿빛의 뇌세포를 풀회전시켜, 짐작가는 곳을 찾아본다. 
어제는 저녁까지 라보에 있었다. 다루, 마유리와 함께 저녁을 먹고, 그럼 내일보자며 손을 흔들었을 때는 평범했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 처음 얼굴을 마주한것이다. 만일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다고 해도 무슨 일을 저지를 틈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의 심술에는 내가 관여되어 있는 것이 틀림 없을 것이다. 크리스가 나와 무관한 분노를, 이 상황에서 나에게 부린다는 것은 생각되지 않는다.
어쨌든, 오늘의 약속은 단순한 약속이 아니다.
이른바 우리들의 '첫 데이트'의 약속 인 것이다.

 

* * * * *


"보고 싶은 영화가 있는데 혹시 내일의 예정은 비어 있는가?"
이렇게 초대 한 것은 내 쪽이였다.

SG세계선으로의 재회를 완수해, 이래저래 사귀게 된지 수개월. 사귀고 있다고는 해도 일본과 미국의 원거리 연애로, 만나고 싶어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크리스가 일본에 있는 이 때 감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소위 데이트라는 녀석을!
물론 데이트 따위하지 않아도 그녀가 일본에있는 동안 매일 라보에서 마주치지만 역시 라보멘들에 둘러싸여 얘기하는 것과 단 둘이서만 만나는 것은 다르다. 나로서는 단둘이 만나 틈이 있으면 이것저것 하고싶은 마음도 있다.

여자아이에게 데이트 신청 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나에게는 다른 세계선에서의 경험이있다.
루카코와 하루 데이트 경험에서 이끌어 낸 교훈, 그것은 전부 혼자 짊어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나는 연애 경험 따위는 거의 전무한 동정이다. 그런 사람이 데이트 플랜이라고 이것저것 생각해도 잘될 리가 없다. 덧붙여서 이것은 크리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즉 '네가 가고 싶은 곳이면 어디든 좋아!' 와 같이 맡겨버리는 것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영화?"
크리스는 읽고 있던 잡지에서 얼굴을 들었다. 오오테마치의 서점에서 입수한, 영어 과학잡지인 것 같다.
다루는 헤드폰을 끼고 PC에 향해 있었고, 마유리는 콘센트 근처로 테이블을 이동시켜 다림질을 하고 있었다. 받침대와 다리미는 집에서 가져온건지 '마유시☆' 라는 라벨이 보였다. 집에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가끔 생각한다.

권유할 때는 '데이트'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것도 면밀하게 짜여진 작전의 일부였다.
라보멘들 앞에서 데이트라는 단어를 뱉는다면 새빨개진 크리스가 얼마나 츤츤거릴지 뻔한 이야기 같았다. 물론 이 몸은 호오인 쿄우마라서, 정리될 이야기도 정리될 것 같지 않다. 그리고 마유리는 "에헤헤, 연인같은 느낌이네~" 이라고 히죽거릴것이 틀림없고, 다루는 잠자코 벽을 때리기 시작할것이 틀림없다.
카오스다.
라보라는 공간을 그런 카오스로 채울 수는 없다.

"그렇다!"

나는 후훗! 하고 백의를 펄럭였다.

"이렇게 매일 라보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너를 위해서,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하는 것이다 조수여!"
"조수라고 하지마! 자기가 보고싶은것 뿐인 주제에, 나를 위해서라고 말해 버리는 남자라니"
중얼거리면서도 크리스는 쉽사리 얘기를 받아주었다.
"......그래서, 어떤 영화야? 오카베가 보고 싶은 것 말야"

영화. 데이트 플랜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지만, 나름대로 장점도 있다. 이것 저것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나름대로 시간도 지나간다. 끝난 후의 대화의 소재로도 될 것이다. 주의할 것은 고작, 서툰 연애물을 골라 자폭하지 않는 것. 그것뿐이다.
"후하하하! 이거다!"

나는 영화관에서 구해 온 포스터를 휙! 하고 꺼냈다.
"음...... '시간은 21XX년. 세계는 광기의 매드사이언티스트가 만들어 낸 복제인간에게 지배당해' ...뭐야 이거? 정말 이런 걸 보고 싶어?"
말하지만. 나의 취미이다.
"뭐, 상관 없지만...... 어차피 나도 한가하고"
흠, 하고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크리스는 포스터를 뒤집었다. 나는 냉장고에서 꺼낸 닥페를 한 손에 들고 아무렇지도 않게 크리스 옆에 앉는다. 함께 전단지를 들여다보는 척하며 얼굴을 갖다대자 살짝 좋은 냄새가 났다. 향수와는 조금 다르다... 샴푸향일까. 큭, 기관놈들. 예상을 초월하는 정신공격이군.

"시간은 몇 시부터야?"
"10시30분이랑 16시40분 두 차례다. 어떤 게 좋은가?"
"글쎄......별일 없으면 저녁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오전에 보는게 낫겠다."
"그럼 10시30분이네. 그러면 끝나자 마자 딱 점심인데 점심은 어떻게 하는게 좋겠나?"
"영화관 위치는 아, 여기구나. 그렇다면 근처에 있는 가게는... 잠깐 하시다, PC 빌려도 될까?"
"10분에 100엔이야"
"......머리에 전극 박히고 싶어?"

여느 때처럼 에로게를 하던 다루는 "우호!ㅋㅋㅋ 우리 업계에서는 포상입니다ㅋㅋㅋ"라면서 자리를 양보했다. 우리는 검색 사이트를 열고 둘이서 모니터를 들여다 보며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가게를 찾는다.

"여긴 어떤가? 맛있다."
"라면집은 자리가 많지 않지? 점심은 혼잡하지 않아?"
"흐음, 그런가"
"하지만 라면이라면 나도 먹고 싶어. 그럼 당일의 혼잡한 상황을 보고 판단할까?"
"글쎄. 몇 군데 가게 후보를 정해 놓겠나? 즉, 오퍼레이션 펜릴과 오퍼레이션 요르문......"
"네네. 이쪽 가게는 어때?"
"이탈리안이라......"
"싫어?"
"스위트 (웃음) 로군. 매드함이 부족하다."
"그 이유는 각하. 그럼 여기랑 여기가 제 2후보로 여기가 제 3후보. 그 다음은 어떻게 할래?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울려 줄께. 원하는 파츠가 있다고 말했잖아"
"부품 가게 순회도 나쁘지 않지만...... 날씨는 어때?"
"강수 확률 60%. 조금 미묘하네"
"그럼 비가 올 때의 패턴도 생각하지. 이름하여 오퍼레이션......"
"네네. 중2병"
이것 저것 말하면서 하루의 계획을 생각하자 뒤에 서 있던 다루가 히죽 히죽 웃으며 말했다.
"잠ㅋㅋㅋ 데이트 계획까지 안전장치라니. 공을 들인다는 수준이 아니잖아 이거. 좀 더 나누는게 낫지않아? 데이트이니까"

에잇 닥쳐.

"에헤, 마유시는 말이야, 제대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부드럽게 스팀이 올라오는 다리미를 한 손에 들고 마유리가 슬며시 미소짓는다.
"왜냐하면 그건 오카린과 크리스가 둘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제대로 즐기고 오는거야~"

미안한데 입 다물어주면 좋을것 같아

저녁까지 이런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나누고 내일 아침 약속시간을 정해놓고 다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한 가지 말해 두겠는데 당신, 백의는 금지야."
"...백의 금지, 라고....? 어째서!"
"어째서라니! 이럴 때는 좀 자중하라는 거야"
돌아갈 때 크리스는 평소처럼 무뚝뚝한 모습이었지만 헤어지며 손을 흔들 때의 얼굴은 희미하게 기뻐하며 그녀가 내심 이 데이트를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 * * *

그런데 말이다.
시무룩한 크리스는 갈게라며 한마디 하고 걷기 시작한다. 내 쪽을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 등에는 말을 걸기도 어려운 분위기가 맴돌았다.
"이봐, 크리....."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어깨를 잡자 크리스 확 몸을 돌리며 나를 돌아보았다.
나를 올려다본 그 눈
이글거리는 듯한 감정의 눈망울은 휘둥그레져 조금 흐릿했다.

'어.....?'
내 시선에서 벗어나듯, 크리스는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 미안, 오카베"

갈라지고 쉬어버린 목소리가 길거리 속에 묻힌다.
"오늘 데이트는 미안"
나의 대답을 기다리는 일 조차 없이.
크리스는 어깨에 놓인 나의 팔을 뿌리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내가 운동을 못한다해도, 상대는 여자다. 당장 쫓아가면 따라잡지 못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절대로.
하지만 그 때 나는,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버려 순간적으로 거기까지 머리가 돌지 않았다.
아까 한순간 내 얼굴을 올려다 보았던 크리스의 눈에는
'.....눈물?'

분노의 색상과 함께 분명히 슬픔의 색상이 함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멍하니 서, 붉은 머리가 인파 속으로 사라져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왜 이렇게 된거지..
어째서 이렇게 됐지.

오늘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아키하바라의 거리 풍경. 그 와중에 뒤에서 쫓아 오는 오카베의 모습이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남의 눈길이 없었더라면 그 자리에 양손 양 무릎을 다해 orz의 포즈를 취하고 있었을 것이다.

모처럼의 데이트 였는데. 게다가 오카베가 권유해준 첫 데이트 였는데 스스로 모든걸 박살 내버렸다.

어제 밤은 정말 기뻐서 좀처럼 잠들 수 없을 정도였는데.
고개 숙인 시선의 끝에는 오늘 입고 온 파란 원피스자락이 있었다. 미국에서 가져온 케리어에서 이 옷을 골랐을 때는 오카베 만나는 게 기대돼 어쩔 수 없었는데.

모두 박살나게 된 것은 바로 약속 장소 오카베의 모습을 본 순간이었다.

시간에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오카베는 이미 거기에 있었다.
훤칠하고 날씬한 체구. 키는 큰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눈은 멀리서도 그 모습을 포착했다. 왜 일까라고 말하면 그것은 물론 ...... 말하는게 부끄럽다.
오카베는 약속대로 백의를 입지 않고 있었다. 앞머리를 올리고있는 탓에 약간 실제 나이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그 백의와 중2병만 없으면 오카베 정말 평범한 대학생이다.
나 자신도 언제나 입던 개조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았다. 명치 부분에서 색이 변하는 수수한 파란색 원피스이다. 평소와는 상당히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에 오카베는 나를 찾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오카 -"
달려가 말을 걸려고 한 그때였다.
나는 오카베 옆에 어느 여자가 있는 것을 깨달았다.
뽀송뽀송한 흰색 미니 원피스를 입은 여자였다. 키가 작고 눈이 크고 사랑스럽다. 곧은 검은머리와 흰 원피스 탓인지 전체적으로 청초하고 가련한 이미지의 아이었다.
그 아이는 손에 쥔 백 속에서 종이를 꺼내 오카베에게 보여 주면서 무엇인가 말하고 있었다. 오카베는 여자에 맞추듯 몸을 숙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이야기를 듣고있었다. 이윽고 생각하듯이 입가에 손을 대고 크게 손을 흔들면서 뭔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여자는 필사적인 표정으로 오카베의 움직임을 바라보고있었다.
종이를 가리키며 여자가 입을 연다. 오카베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 종이 위에 손가락을 움직인다. 여자는 오카베의 손가락을 응시하며 뭔가 되묻는다.


오카베는 말없이 턱을 문지르고 도로 건너편을 가리키며 뭔가 설명하고 있다. 여자는 왠지 울 것 같았고 매달리듯이 오카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그건 길을 잃어 난감해하는 여자에게 길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풍경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순간 내가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설마, 새로운 라보멘 영입?'

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그 바보같은 발상에 웃음이 난다. 오카베가 길을 걷고 있는 여자애를 헌팅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물며, 나와 데이트 약속인데.
확실히 미래 가젯트 연구소의 라보멘은 여자가 많고, 게다가 전원 오카베가 데리고 온 여자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오카베는 그런 속셈이 전혀 아니였다.
어쨌든, 오카베와 그 여자의 관계는 단순히 지나가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알고 있었을......텐데'

그런데 종이를 들여다보고 얘기하는 두 사람을보고 내 마음은 더욱 더 불안해졌다. 형용할 수 없는 슬픔과 오카베에 대한 불합리한 분노가 가슴 안에 소용돌이 친다.
왜냐하면, 눈치 버린 것이다.
순간 머리를 스친 끔찍한 상상이 결코 있을 수 없는 상상이 아니란 것에 

오카베는 의식적으로 여자애를 헌팅하거나 하지는 않는다하지만 그의 가장 못난 점은 그것이 결과적으로 헌팅이라는 행위임을, 그 자신이 알지 못하는 점이다. 자각하지 못하는 헌팅. 천연 제비이다.
본인에게 자각이 없으니 반성을 시킬 도리가 없다따져봤자 아마 오해다!라고 소리칠 것이다.
가 맡은 중2병 캐릭터는 첫 대면의 인상은 매우 나쁘다. 실제로 당했던 내가 말하는 것이니 틀림 없다.
하지만 그렇게 최악의 인상을 가져버리기 때문에 그의 말이나, 그 안쪽에 보이는 상냥함이 더욱 눈에 띄는 것이다.

그렇게 사랑에 빠져 버린 여자와 오카베가 만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럴때 내가 있는 곳은 일본에서 멀리 떨어진 미국이다.

 

한번 머리에 떠오른 그 생각은 마치 저주처럼 내 마음을 사로잡고 휘저어 놓았다. 아마 그때 오카베와 말을하던 여자가 청초하고 사랑스러운 ...... 즉, 나와는 정반대의 타입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다정하게 붙어있듯이 서 있는 두 사람이 꽤 잘 어울려 보였던 것이 더욱 나의 상상을 가속 시킨 것이라 생각한다. 직감적으로 아마 오카베는 그런 타입의 여자를 좋아한다. 아니, 오카베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남성이 두루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미쳐 날뛰는 마음을 제어하는 것에 비하면. 분석하는 것은 간단하다. 

오카베의 앞에 나타난 나는 짜증을 내고 있었을 것이다. 오카베는 약간 당황하고 있었다. 녀석을 만져도 괜찮을까?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내 분노를 더욱 더 키웠다.
나랑 약속했는데 다른 여자와 말한다는게 가능한 일이야? 
자칫 그런 불합리한 분노를 터트려 버릴 정도.
아무리 냉정함이 부족한 상태라도 이것은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짓을 하면 오카베가 정말 나를 싫어하게될지도 모른다.

"내,가 ...... 뭔가 잘못이라도 한 것인가?"
오카베는 불안한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경을 쓰게 해 버리는 것이 미안했고오카베에게 그런 얼굴을 하게 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한 나를 쫓아오고 이름을 불리고 어깨를 잡히며 그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이제 한계라고 생각했다.

오늘의 나는 이상하다. 아마 오늘은 안 될 것 같아. 마음이 엉망진창이고 무엇이 나올지 몰라서 함께 있으면 오카베를 불쾌하게 해 버린다. 이런 비논리적인 나는 내가 아니고 서로를 위해서도, 다른 날 다시 냉정한 상태에서 만난 것이 좋다.

순간적으로 그렇게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도망친 것이다.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 보던 오카베와 짙고 짙은 질투심을 안고있는 그런 자신에게서.

심한 자기 혐오에 시달렸다.
정말 뭐 하는 거지, 나는.
원피스 자락을 움켜쥐며 나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에 와서는, 없었던 것이 되어진 세계선. 나에게, 사실상의 죽음을 선고받은 크리스는, 혼자가 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라보를 나갔다. 그리고 나는 그런 크리스를 필사적으로 찾았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내 자신을 때리고 싶어진다.
그때 내가 해야 할 일은 죽음의 선고따위가 아니었다.
운명이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다면 나는 그녀에 말했어야 한다.
누구보다 소중한 여자를 죽게 하지 않겠다고.
비록 몇십년이 걸려도 반드시 구하겠다고.
β세계선에 타임머신이 없다면 만들어 보이겠다고.
수백, 수천 번의 타임리프를 반복해서라도 무조건 너를 구해내겠다고.
그리고 절망의 구렁텅이에 있는 그녀를 꼭 안아줬어야 했다.

'보내지 말았어야 했어'
크리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어, 나는 곧 후회했다. 이래서는 같은 일의 반복이다.
'그녀의 손을 놓지 말았어야 했다'
지금 당장 찾아서 다시 잡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저기 뛰어다닌 끝에 마침내 내가 크리스를 발견 한 것은 UDX로 이어지는 육교 위 였다. 
거기서 그녀는 난간에 팔꿈치를 기대고 멍하니 전철을 바라보고 있었다.
겨우 그 옆모습을 발견하고, 나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이 또한 어디선가 본 듯한 광경이다.
그때는 여기 먼저 왔었던 건 나였다. 아무래도 마유리의 죽음을 피할 수 없어 정신적으로 꽤 내몰려 있을 때였다.
내 눈앞에 시원스럽게 나타난 크리스는 여신처럼 보였다.
그녀는 분명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크리스"
말을 걸자, 그녀는 천천히 돌아섰다.
눈가가 살짝 빨갛다. 어쩌면 울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젠 내 앞에에서 도망치려고 하지 않았다. 혼자가 되고 나니 조금은 진정이 된 것일까.
"그...... 미안하다"
꾸벅 고개를 숙이자 크리스는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잘 모르겠지만 ...... 내가 원인 인 것일까? 하지만 변명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짚이는 데가 없다...... 있으면,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려주면 고맙겠는데"
"......"
조용히 나를 바라 보던 크리스의 눈은 더이상 화나있지 않았다. 대신 어딘가 서글픈 기색이 감돌았다.
"으응, 아니야. 미안해. 오카베는 나쁘지 않아"
"그렇다면 왜......"
"나쁜 것은 내 멋대로 망상하고 내 멋대로 질투했던 것 뿐이야"
"......?"
이야기가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다시 설명을 요구하는 시선을 던지자, 크리스는 고개를 숙여 눈가를 짓눌렀다.
"이제 됐어... 모처럼 초대해 주었는데, 망쳐서 미안해. 다음에 다시 날을 잡자."
"무슨 말을하는 것이냐. 망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 영화는 시작했잖아"
"어제는 무엇 때문에 면밀하게 계획 한거냐? 아직 오전이다. 제 2, 제 3의 계획을 발동하면 될 것이다"
"......"

나는 용기를 내어, 크리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다. 크리스는 도망치려 하지 않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서 한걸음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는 크리스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저기 크리스 ...... 무슨 일이 있었어?"

크리스는 갑자기 외면한다. 서서 이야기를 하고있는 우리 옆을 사람들은 빠른 걸음으로 지나 갔다. 한 남자가 이상하다는듯한 얼굴로 우리들을 돌아보고 갔다. 바람에 휩쓸려 긴 머리가 한 가닥, 크리스의 뺨에 걸린다.

"...아까 그 여자애"

긴 침묵 후에, 크리스는 간신히 작은 목소리를 냈다.

"응?"
"아까 오카베와 이야기하고 있던 여자애"
"여자애?"

생각지도 못한 단어에 나는 미간을 찌푸린다. 나랑 얘기하던 여자애? 대체 언제적 이야기야?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 겨우 생각이 났다. 크리스를 기다리는 동안 역까지의 길을 물어 온 여자 아이가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아키하바라는 처음인 것 같았다. 지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방향감각이 엉망이라 우선 본인의 인식과 실제 방향이 틀렸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애를 먹었다.

여자란 왜 지도를 빙글빙글 돌리고 싶어할까? 그런 짓을 하니까 더욱 이해하기 어려울 텐데.

 

일단 대략적인 방향은 알려주었지만, 그녀에게 정확히 전달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공교롭게도 나도 그렇게 한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연하게도 나도 데이트 약속으로 한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았다.

중요한 일이므로 2번 말했습니다.
즉, 그 정도의 대화이다. 솔직히 대화한 것조차 잊고 있었다.

그 여자애가 뭐라고?


"크리스 ...... 설마 너"
"......"
"내가 길을 가르쳐 준 여자애를 질투 한 건 아니겠지?"
"......!"

크리스는 한순간에 발그스레 달아올라, 다시 한 걸음 물러섰다.


"당신은 바보야? 죽지그래!? 그럴 리가 없으니까! 그다지, 오카베가 귀여운 여자애와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라보멘의 권유라고 오해했다던지, 게다가 뭔가 좀  어울리는 두 사람으로 보여서 굴복했다던지, 그런 건 전혀 없으니까 말야!"

"......"

자폭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나는 크게 숨을 몰아쉬고, 난간에 기대었다.

그런 사소한 일로 질투해 버리는 크리스가 귀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리고 그런 사소한 일 데이트를 망칠 뻔 했던 것에 대한 분노도 있고...
실로 복잡한 심경이다.
일단 오해는 풀지 않으면 안 된다.

"......난, 너와의 있을때, 라보의 새로운 멤버를 영입 하지는 않을거야"
"아, 당연하지!"
얼굴을 붉힌 채 크리스는 언성을 높인다.
"무, 문제는 그......"
"응?"
"와, 내가 미국에 있는 동안 라보멘이 늘지 않을까 하고......"
"……"
"벼, 별로 라보멘이 늘어나는게 싫은 건 아니니까! 그게 아니라 그......"

오카베가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내가 모르는 여자와 친해지는 게 싫어.

볼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크리스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다.
내 심장에 직격탄을 맞았다.

"오카베는 그럴 생각 없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그럴 생각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상대편은 모르잖아? 아마도 그런 남자가 취향일지도 모르고, 오카베를 좋아하게 될 가능성도......"


마지막은 중얼거림이 너무 작아 들리지 않았지만 충분하다. 하고 싶어 하는 말은 파악했다.
나는 손을 뻗어 크리스의 머리를 덥석 끌어안았다. 크리스는 '앗'하고 소리를 지르며, 내 품속에 안겨왔다.
"...정말, 쓸데없는 걱정을......너무 풍부한 망상력이라는 것도 문제로군."
"으, 시끄러워! 망상력이라 말하지마!"
"말하지만"
붉게 물든 크리스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조금 빠르게 속삭인다.
"나는 네가 생각하는 만큼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너 같으면 이런 남자를 좋아할 것 같은 여자가, 정말 있을 수 있겠나?"
부드러운 머리를 헝클어지게 쓰다듬었다. 크리스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쓰다듬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나는 주위를 빠르게 움직였다. 행인들은 드물었고 심지어 마침 조용한 곳이었다. 좋아, 지금이라면 괜찮다. 아무도 없어.
나는 고개를 갸웃하고 고개를 숙였다. 후두부에서 목 쪽으로 손바닥을 미끄러뜨려 다른 손으로 작은 턱을 끌어 당기고--.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
크리스는 벌떡 얼굴을 들었다. 한 박자 늦게 손등으로 입술을 누른다.
"이......이런 많은 사람들 앞에서 키스해버리는 남자는...."
"으, 시끄러워! 소리 지르지 마! 주목받을 거야!"
육교 위에는 드문 드문 지나가는 행인들 밖에 없지만 아래 로터리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던 것이다. 소리를 지르고 주목이라도 받으면 좋은 구경거리다.
"그, 그래도!"
"괜찮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허, 정말이겠네요!"
"그러니까! 소리 지르지 말라니까!"
우리는 소곤소곤 소리치며 고함을 지른다. 정신을 차리니 귓가가 뜨겁다. 아마 내 얼굴도 크리스의 얼굴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새빨개진 게 틀림없어.
서로 붉어진 얼굴을 감추듯 육교를 등지고 난간에 팔꿈치를 걸쳤다. 아래의 로터리에서는, 안색까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말이야."
나는 자리를 다시 차지하도록 헛기침을 했다. 여전히 귀는 뜨겁다.
"오, 나는, 새로운 라보멘을 권유하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 네가 모르는 곳에서 낯선 여자와 친해지려는 일도 없다. 그......"
"……"
"너 뿐이야, 크리스......약속해."
"……"
"내가 좋아하는 것은, 너 뿐이야"
"……"
"...저기"
굉장히 노력한 것에 비해, 크리스의 반응이 없다. 나는 부끄러운 것을 참고, 크리스를 흘끗 바라본다.
크리스는 난간을 움켜쥐고 아래를 향해 있었다.어깨가 떨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
"크리스?"
"……"
"내 이야기를 듣고 있나?"
"……" 
"...어이!"
"……" 
"크리스티나여!"
"누가 티나야!"
크리스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눈은 어렴풋이 젖어 있었다. 그러나 표정은 밝았고, 나를 올려다보는 눈동자는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었다.
"괜찮아. 다 들었어. 미안해." 
"음."
"데이트 이어서 하자."

"글쎄. 지금부터라면 오퍼레이션..."
"이름은 아무래도 좋아. 오전 영화에는 늦은 거 맞지?"
"다른 영화라면 있을거다. 그쪽도 좋지만."
우리는 다시 영화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천천히 걷기 시작하자, 크리스가 앞으로 다가오더니, 약간 주저하며, 내 손안에 손을 밀어넣었다.
"일단 영화관으로 가볼까?"
"아아."
나는 그녀의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감아 꽉 쥐었다. 그러자 갑자기 그 손을 아래로 당겨졌다.
의외의 힘에, 나도 모르게 몸을 굽힌다. 다른 한손으로 나의 어깨를 잡고, 크리스의 얼굴이 나의 귓가로 다가온다.

- 나도 오카베뿐이야.
- 좋아해.

나는 언제나처럼 핸드폰을 꺼내려고 했다. 그러나 오늘은 백의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으려던 손은 완전히 허공을 휘저었다.

......아아, 나다.지금 바로 기관으로부터의 정신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놈은 뜻밖의 곳에서 공격을 날려온다.
더구나 위력은 절대적이다.
솔직히 난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군.
그쪽도 건투를 빈다.
엘 프사이 콩구르.

살짝 바라보니 크리스의 뺨도 붉게 물들어 있다.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약간 수줍게...... 빙그레 미소지었다.
역시 백의만은 입고 왔어야 했다. 머리 한켠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크리스의 손을 움켜쥔 손가락에 바짝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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