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도 좋으니까
pixiv의 蓮見 작가님이 작성하셨고 2020/01/15에 허락받고 번역하였습니다!
어색한 부분이나 수정이 필요한 곳은 얘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781140
#Steins;Gate #岡部倫太郎 夢でいいから - 蓮見の小説 - pixiv
耳鳴りがする。 まるで、頭の中で、俺でない誰かが暴れまわっているかのようだった。 叫び声が、怒声が、耳の奥でハウリングする。 (”ここ”はどこだ) 何かを考えていたはずなのに、思い出せない。 強い眩暈と吐き気が思考を妨げていた。 全身が不快感に冒され、正常な思考が出来ない。 (”今”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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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서 이명이
마치 머릿속에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 미쳐있는 것 같았다.
귀 속에서 성난 목소리가 메아리 치듯 울려 퍼진다.
「여긴 어디지」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을 터인데 기억나지 않는다.
강한 현기증과 메스꺼움이 생각을 방해한다.
온몸이 통증에 시달리고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지금"은 언제지」
몰라, 몰라, 몰라
뇌가 휘저어지는 느낌이고
귀에는 이명이 울려 퍼진다
마치 수백, 수천 마리의 벌레가 뇌에 기어들어가는 것처럼
「"나"는 누구지」
소리 질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소리도 이명에 방해되어 내 귀엔 닿지 않았다.
시끄럽다
아, 시끄러워 견딜 수가 없다.
뇌를 꺼내버리고 싶다
미칠 것 같다, 미칠 것 같다......!
「누가 좀 도와줘.....!」
정신이 들자 나는, 휑한 공간 속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앉아 있었다.
작은 의자에 앉아 다리 위에 양 팔꿈치를 올려놓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도대체 이곳에서 얼마나 이러고 있던 것일까. 여기 오기 전의 일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심한 이명이 있던 것만은 기억한다. 지금은 이명도 사라졌고,
고요함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타임리프를 했을 때의 느낌과 많이 닮았지만.......
「타임리프...했나?」
기억이 확실치 않은 이상 단언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여기가 어디인지, 지금은 언제인지 그런 건 솔직히 좋은 얘기였다.
기억은 믿을 수 없다. 타임리프 해버리면 현실은 사라진다.
그런 나에게, 연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타임리프에 폐해. 그것은 이렇게 나의 뇌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희박한 현실과 뒤얽히는 기억.
그럴 때 나의 언동은 주변 사람들 눈엔 미친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것이 다야.
그렇다 치더라도 머리가 너무 아프다.
주위에 상황을 확인하고 싶지만, 두통이 심해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장시간 동안 이 자세를 계속한 것일까.
목이 뻣뻣해 몸을 조금 움츠린 것만으로 어깨로부터 등에 걸친 통증이 왔다.
연구에 몰두하다 보니 이상한 모습으로 잠들어버린 것 같다. 목이 삐었을지도 모른다.
"...... 이런 곳에서 뭘 하는 거야 당신은"
조용하던 그 공간에 느닷없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귀에 익은 그 목소리에 심장이 바짝 타올라 순간 숨이 멎었다.
“자고 있는 거야, 일어난 거야, 어느 쪽? 설마 죽었을 리는 없겠지?"
늠름한 여성의 목소리, 귀로 침입해 나를 덥석 뿌리째로 잡고 흔드는 그 목소리.
아픔을 참으면서, 나는 얼굴을 들었다. 마치 녹슨 로봇처럼 목 언저리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끝없이 이어지는 하얀 공간. 거기에 거대한 시계가 있었다.
앤틱 문자판이 공중에 떠있고 거기에는 황금색 진자가 매달려있다.
시계 아래에는 짙고 짙은 회색 톱니바퀴 두 개가, 납작한 X처럼 잘 결합되어져 있고
가운데 한 소녀가 걸터앉아 있었다.
흰 셔츠의 가슴 부분에는 붉은색 타이. 그 위로 엷은 갈색 가디건을 걸치고 있다.
반바지에서 나온 늘씬한 다리는 검은색 스타킹에 싸여 발끝은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었다.
팔과 다리를 꼬고, 큰 눈을 가늘게 뜨며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무 말 없는데 어딘가 고압적. 한마디로 말하면, 잘난척하는 태도.
"...크리스"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그 이름을, 중얼거린다 크리스는 나를 흘겨보며 역시 깨어있었다고 했다.
여기가 어딘지, 겨우 이해했다.
이 곳은 나의 꿈이다.
왜냐하면, 마키세 크리스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고인이기 때문이다.
꿈에 크리스가 나오는 것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었다.
현실에서 컨디션이 나쁠수록 크리스의 꿈을 꿨다.
라보에서 타임리프 머신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는 크리스. 흉기에 찔려 피투성이로 도움을 청하고 있는 크리스.
내 품속에서, 행복한 듯이 웃고 있는 크리스. 나를 바라보며 수줍게 나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크리스.
그 목소리, 그 피부의 따뜻함, 입술의 부드러움과 머리카락의 감촉까지.
모든 것이 현실보다 리얼해서, 꿈속에서 몇 번이나 크리스를 껴안았다.
하지만 그 어떤 행복한 꿈도, 울고 싶을 만큼 슬픈 꿈도 깨어나면 현실은 항상 똑같다.
마키세 크리스는 그 어디에도 없다.
분명 이번에도 그런 꿈일 거야. 지금의 내가 유일하게 그녀와 보낼 수 있는 시간.
나는 그리운 그 모습을 시야에 담으려다....... 외면했다.
크리스와 뜻밖에 만남으로 위로받는 것. 그것조차도 지금의 나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를 이 손으로 찔렀을 그 날부터 나의 지옥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 '슈타인즈 게이트'에 도착해서, 진짜 의미로 크리스를 구하지 않으면... 나에게 휴식 같은 건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뭐라도 말해보라고, 바보 오카베.”
계속 아무 말을 하지 않는 나에게 참을 수 없었던 것일까, 크리스가 불만이 있는 듯 소리를 질렀다.
"듣고 있는 거야? 혹시 내 목소리 안 들렸어? 어이~, 호오인씨"
".....잘 들린다"
고개를 숙인 채 그렇게 대답하자 크리스는 한숨을 쉬었다.
"...... 당신 말이야, 이야기할 때는 사람의 눈을 보고 하라고. 정말 기분 나쁘네"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들었다. 크리스의 얼굴을 직시하는 것은 매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크리스는 입술을 다물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내가 알고 있는 18세의 크리스 그대로였다.
너무나 눈부셔서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
역시 이건 꿈이다. 진짜의 크리스라면, 이렇게 젊지는 않다. 살아 있으면 벌써 30살은 넘었을 테니까.
"...내가 너무 바뀌었기 때문에 깜짝 놀랐나"
그러자, 크리스는 눈을 깜박였다.
크리스와 헤어진 그 여름부터, 자신의 외모가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15년이라는 세월 탓만은 아니다.
원래 적었던 체중은 더욱 줄어들고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늘 함께 있는 다루에게도 지적받을 정도다.
"유감이지만."
이라고 말하고, 크리스는 붉은 머리를 쓸며.
"β 세계선의 나는 너와는 거의 안면이 없어"
그건 확실히 그렇다, 그리고 나는 쓴웃음을 짓는다.
이 세계선의 크리스에게 나는 아버지를 찌르려다 아버지를 감싸려고 튀어나온 자신을 찌른 처음 만난 수상한 남자에 불과하다.
내 모습이 달라졌다는 감회는 안 들겠지.
β 세계선의 크리스가 아니라면 넌 대체 누구냐며. 그런 질문을 이 크리스에 하는 것은 촌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이곳이 나의 꿈인 이상, 여기에 있는 크리스는 내가 만들어낸 크리스다. 진짜가 아니다.
"네가 β 세계선 크리스가 아니라면 빨리 너의 본래의 세계선으로 돌아가라 여기에 있어도 아무것도 좋을 건 없다"
감정을 억제한 목소리로 말하자, 크리스는 개조 교복에 싸인 어깨를 으쓱했다.
"너무 쌀쌀맞은데. 오랜만에 다시 만난 건데."
"오랜만이 아니야. 나는 언제나 너의 꿈을 꾸고 있어. 정신적으로 힘들면 힘들수록 넌 꿈에 자주 나온다."
"그렇게 말하면 그럼 내가 나쁜 거야?"
"나쁜 건 네가 아니라 내 쪽이다. 가르쳐 줄까? 꿈속에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학적인 웃음을 짓누른다. 크리스는 "아이고"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상당히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되어 버렸네요. 호오인씨."
"아, 꿈이 이루어졌어. 덕분이지. 지금의 나는 아마 10대 시절의 내가 되고 싶었던 자신 그 자체다"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생각하고, 켜져 있지도 않은 휴대폰을 향해 말을 하던 그 시절.
아직 아무런 고통도 알고 있지 못했다. 이제 와서는 환상 같다.
"......말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도 매드 사이언티스트니까?"
기가 막힌 한숨과 함께, 크리스는 말한다.
"고개를 들어봐."
"내게는 너와 이야기할 권리가 없다. 나는 네가 알고 있는 오카베 린타로가 아니다. 너는 너를 기다리는 오카베 린타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라 그것이 너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나는 눈을 찡그리며 다시 크리스를 외면했다. 이 크리스 역시 지금의 나에게는 너무 눈부셔.
크리스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여유가 없어. 너는 나를 살리기 위해 꽤 무모하게 굴었지. 인생의 즐거움도 기쁨도 모두 버리고 오로지 ‘슈타인즈 게이트’를 찾기 위해서 삶을 바쳐왔잖아."
"……"
"그런 당신을...... 내버려 둘 수 없어."
......과연, 그런 패턴인가.
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크리스의 꿈도, 드문 건 아니다.
뇌는 받은 데미지나 스트레스를 꿈으로 완화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스스로를 치유하려는 뇌의 기능이다.
그런 뇌의 기능조차 귀찮게 느껴졌다. 지금의 나에게는 불필요한 것이다.
"제발 내버려 둬. 나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런 식으로 초췌해지면서까지 해야 할 일이야? 모든 것을 다 잊고 새로운 인생을 산다는 선택은 없었어?"
"선택사항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크리스 이 손으로 널 찌른 그날부터 난 이를 위해서만 살아온 거야."
있는 힘을 다해 주먹을 불끈 쥔다. 홀쭉히 마르고 힘줄이 불거진 손은 해골 같아서 30대 남성으로는 도저히 안 보인다.
"앞으로 한걸음...... 앞으로 한걸음이야. 머지않아 이 계획은 완성된다. 기다리고 있어 크리스. 너를 구할 7월 28일이 곧 오는 거다"
"......"
크리스가 한숨을 내셨다.
계획은 이미 최종 단계에 들어가 있었다.
수많은 타임리프 끝에, 나는 ‘슈타인즈 게이트’의 세계선을 산출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곳에 다다를 수단도 있다.
나는 과거의 나를 향한 영상을 촬영하고, 그것을 휴대폰에 넣었다. 그리고는 이것을, D메일로 과거의 나에게 보내는 것뿐이다.
그렇다.
그렇게 모든 게 끝난다.
이 길고 긴 고통으로부터, 나는 해방된다.
그리고 슈타인즈 게이트에 다가간 내가 사라진 수많은 나의 소원을 들어준다.
"너는 ‘슈타인즈 게이트’ 세계선에서 새로운 나와 만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되는 거야?"
다정하지만 따지는 어조로, 크리스는 말했다.
"지금 거기 있는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
"나는... 사라진다."
쥐고 있던 양손을 피자 손바닥에 손톱자국이 나 있었다.
"이제 곧 이런 사소한 통증도 느끼지 않게 된다."
"지금까지, 수많은 내가 사라져 간 것처럼...... 나도, 사라진다."
".....무섭지는 않아?"
"무서워할게 아니야. 크리스 너도 지나간 길이다. 나는 그때 너에게 ‘너 자신의 소멸’을 요구했다. 넌 여린 소리 하나 하지 않고, 내 앞에서 떠나갔다. "
본래의 세계선으로 돌아갈 것이라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쓸데없이 말을 많이 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 그런지. 조금 기분이 고양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미 계획은 갖추어져 있다. 타이머로 설정한 시간이 되면 메일은 자동으로 전송된다. 그리고
인과율은 깨지고, 세계는 재구축된다.
지금의 내가...... 수많은 내가 바랬던 세계다."
"그때, 너는?"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다. D메일 발송 시각까지 죽을 운명이기 때문이다."
"왜?"
크리스는 눈을 크게 떴다. 나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띤다.
"......리딩 슈타이너를 가진 내가 세계선을 넘을 수는 없다. 겨우 도착한 내가 슈타인즈 게이트의 내 기억을 덮어쓰기 때문이다."
리딩 슈타이너. 세계선을 넘어도 기억을 유지하는 힘
슈타인즈 게이트 세계선 찾아내는 과정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신세를 진 능력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이 능력이 발목을 잡는다.
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마키세 크리스는 슈타인즈 게이트 세계선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있는 나도,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걷고 있을 것이다.
D메일을 보내면, 지금의 내가 그 세계선에 있던 나를 덮어 버린다.
그것은, 그 여름에 반복한 D메일 실험의 결과를 보면 확실하다.
지금의 내가 '슈타인즈 게이트'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야 할 나를 지워버릴 수는 없다.
마키세 크리스에 대한 집념으로만 15년이라는 세월을 버텨온 미치광이가... 평화로운 세계에서 사는 오카베 린타로의 기억을 지울 수는 없다.
"정말 죽을 거야?"
"아아, 이 꿈에서 깬다면 말이지"
"도대체 어떻게?"
"크리스, 너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세상은 네가 있었을 때처럼 평화로운 세계와는 다르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총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방법이 얼마든지 있지."
"...그래."
쿵하고 부츠 소리가 난다. 크리스가 걸터앉아 있던 자리에서 발을 땐 것이다. 그대로 뚜벅뚜벅 소리를 내며 내 쪽으로 다가온다.
시야에 검은 부츠가 들어왔다. 크리스는 그곳에 멈춰 섰다.
"저기, 오카베. 세계선이 바뀌면, 여기 있는 오카베가 그 세계선에 있던 오카베의 기억을 덮는 거, 그거 확실한 거야?"
"그렇다. 몇 번이나 D메일로 세계선을 바꿔온 내가 말하기 때문에 틀림없다"
"그것은 2010년 여름에 네가 라보에서 반복해온 실험을 바탕으로 도출해낸 결론이야?"
"그래."
"......만약 그게 틀렸다고 한다면?"
"...응?"
나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크리스는, 내가 앉아있는 의자에서 몇 걸음 떨어져. 팔짱을 낀 채 차가운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 여름의 D 메일 실험의 결과가 반드시 이번 D 메일 발송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면?"
"...... 왜 그런 생각을?"
"원래의 조건과는 조금 달라"
크리스는 한 손으로 목덜미의 머리를 치렀다.
"좋아 오카베. 네가 D 메일로 몇 번이나 수정을 해온 것은, 어디 까지나 α 세계 선에서야. 게다가 메일로 거슬러 올라간 시간은 매우 짧았었지"
"단 한 번 루카코 어머니에게 D 메일을 보냈었다. 그것은 수십 년 전으로 보낸 것이다"
"그 메일만큼은 예외,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D메일의 개편 결과는 오카베에게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지,
우루시바라 씨의 어머님에게 보낸 편지도, 오카베의 자라온 환경을 바꾸지는 않았어 "
딱딱하고 무정한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크리스는 그 자리에서 작은 원을 그리듯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마키세 크리스가 하는 강의 같은...... 어딘가 괴상한 풍경이었다.
"더 말하자면, 당신은 D 메일로 세계선을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번 이동했어.
기억을 덮어쓴 네가 오랜 시간 그 세계 선에 머무는 일은 없었다는 거야"
"...... 지금의 나는, 적어도 15년 동안 β 세계 선에 있었다."
"그러니까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거야. 그 2010 년의 여름까지,
α 세계 선의 오카베 린타로도 β 세계 선의 오카베 린타로도"
내 말, 알겠어? 라고 말하듯이, 크리스가 검지 손가락을 흔든다. 그 얼굴에는 희미하게 미소가 번져,
마치 저조한 학생에게 쉬운 해법을 가르치는 교사 같았다.
"오카베 린타로가 살아온 18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D 메일을 보내거나 타임 리프에 의해 일어난 차이점은 아주 사소한 것이지.
1년 정도 지나면 기억 속에 삼켜져, 어느 쪽이 진실인지 모를 정도로 작은 것...... "
그래서야. 라며 크리스는 나의 얼굴을 보았다.
"그래서 D 메일을 보낸 당신은 변한 세계 선에서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어. "
"만약 당신이 오랫동안 하나의 세계선에 머물고 있었다면 덮어 쓰여 사라진 "기억"을 기억할 수 있을지도 몰라.
기억이란 그런 거야. 사라져 없어지지 않아. 깨끗이 덮어쓸 수 있는 것이 기적이야"
"나는 이 β 세계 선에서도 몇 번이나 타임 리프를 반복해왔다! 네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지금 여기에 있는 나는, 몇 번이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세계 선 「나」를 덮어써 온 나다! "
무심코 목소리를 높이면 크리스는 이지적인 그 눈동자로 가만히 나를 응시했다.
"정말 덮어왔다고 단언할 수 있어? 정말 지금의 네 기억에는 한 점의 흐림도 없는 거야?"
그 물음에 나는 그녀를 노려본다.
......그래 기억에 흐림이 없을 리가 없다.
자신이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언제 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타임 리프 했는지 여부도 자신이 없다. 그런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내 표정으로, 크리스는 대답을 헤아린 것이다. 작게 탄식하고 고개를 숙이고 발가락을 보았다.
"...... 아마, 타임 리프에 성공해도 덮어쓰기에 실패한 오카베는 많이 있어 그렇게 망가져 버린 오카베도 있을지도 몰라 너는 "다행히 깨지지 않은 오카베 린타로" 같은 거야. "
"...... 그래. 처음부터 그런 계획이었다."
약간 마음에 태어난 동요를 깨닫고 나는 뺨에 미소를 띤 크리스를 노려 본다.
"얼마나 많은 "나" 희생된지도 모른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남은 자신은 반드시 「슈타인 즈 게이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그렇게 믿고 찾아온 것이다......!"
"그런 거야. 이제 알겠어? "
납득한 것 같은 크리스의 말투에, 나는 눈살을 찌푸린다.
"...... 무엇을 말이냐 "
"슈타인즈 게이트 "에 도착한 당신이"슈타인즈 게이트 "에 있는 오카베 린타로의 기억을 덮어쓰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말이야"
"뭐라고......?"
"물론 덮어쓸 수도 있어. 하지만 여기에 있는 오카베에게"슈타인 즈 게이트 "에있는 오카베에게 15 년이라는 기억의 차이는 너무 커
이 큰 차이를 재정의하는 심플한 형태로 해결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아. 경험의 차이가 너무 큰 두 사람의 기억이 충돌했을 경우 전혀 다른 기억이 혼합되어 버릴 가능성이 높은 거야. "
그렇게 되었을 경우, 그리고 크리스는 대답했다.
"뇌가 두 기억을 잘 처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분명히 15년분의 모순이 있어.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어도 이상하지 않아. 아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
"...... 그것은 "
나는 무심코 말이 막혔다.
"..... 그래서는 실패다 "
"왜?"슈타인즈 게이트 "에 도달하는 것이 목적 아니었어? 그렇다면 계획은 성공이야"
"그것은...... 그것은 저쪽에 있는 '나"를 죽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심코 허리를 띄운 나에게, 크리스는 한 걸음 다가서는. 귓가에 얼굴을 대고 속삭였다.
"죽여도 괜찮아"
"......!"
"너무 많은 희생을 감수하면서"슈타인즈 게이트 "에 겨우 도착한 너 인걸."슈타인즈 게이트 "에서 편히 살고 있었던 오카베 린타로를 희생해서 나쁠 건 없어"
"그런...... 그런 짓은 할 수 없다!"
"왜?"
크리스의 말투에 가벼운 자극을 느꼈다. 천재소녀 주제에 왜 이런 단순한 것을 모르는 것인지! 나는 자극에 맡겨 마치 기관총처럼 빠르게 말을 꺼냈다.
"...... 나에게는 '슈타인즈 게이트'의 오카베 린타로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제3 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지 않은 세계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상상도 할 수 없다. 혹시 지금의 나처럼 홀로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너와 함께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
......그렇다면, 뭐야?
거침없이 흘러나오고 있던 말은 거기서 딱 끊겼다.
그렇다면, 뭐야?
만약, 크리스 옆에 있는 '나'를, 자신이 부수어 버린다면?
툭하고 무릎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것이 자신의 눈물이라는 것을 인식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 만일, 「슈타인즈 게이트」의 내가 부서지지 않았더라도.
지금 내가 그 기억을 덮어버렸다고 한다면.
"너는...... 너는 어떻게 하지"
"...... 뭐가?"
"만일...... 내가 너의 곁에 있다면...... 내 기억 덮는데 실패하는 것은, 너의 옆에 있던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미쳐 버리는 것과 같은 거다......!"
그때의 크리스의 절망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때, 더 무서운 상상이 머릿속에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너는......"
크리스는. 미쳐버린 날.
"너는......"
그래도 사랑할 것인가?
*******
거기다.
핵심은 거기였다.
나는 무엇보다 그것이 무서웠던 것이다.
만일 기억 덮어쓰기가 성공했다고 해도, 크리스에게 나는, 지금까지의 「오카베 린타로」와는 다른 사람이다.
"오카베 린타로"를 빼앗아 버린 날, 반드시 크리스는 원망할 것이다.
그렇게 크리스에 미움받아버리면, 나는.......
"내가 있을 곳은......"슈타인즈 게이트"가 아니야......"
살아있는 의미 같은 건 없다.
크리스에게서 거절. 그것은 무엇보다 무서운 상상이었다.
수만 번의 타임 리프 따위보다 상당히.
*****
"...... 응, 들어봐. 오카베"
양손에 얼굴을 묻은 내 어깨에, 크리스의 따뜻한 손바닥이 살짝 올려졌다. 크리스는 그대로 내 앞에 무릎을 굽히고 나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 그때...... 우리가 미국에서 재회했을 때, 넌 말해 줬어"
가는 손가락이 부드럽게,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쓴다.
"어느 세계 선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 있어도 나를 좋아한다고. 명확하게 이렇게 말해 주었어. 나도 자신감이 없었어. 그래서 그 말이 너무 기뻤었어.
그러니까 나도 같은 말을 돌려줄 거야. "
내 머리에 손가락을 기어들어오고 이마와 이마가 부딪히고, 크리스는 속삭이듯 말했다.
"나는 어떤 세계 선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 있더라도 당신을...... 마찬가지로 사랑할 거야"
심장이 정지한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크게 눈을 뜬다
"망가진 오카베도 건강한 오카베도 중2병의 오카베도...... 모든 오카베를 사랑할 거야. 그러니 같이 가자 "슈타인즈 게이트 "에 "
"그런 일은...... 할 수 없다"
나는 천천히 얼굴을 올린다. 목소리도 손가락도 작게 떨리고 있었다.
"고맙다, 크리스...... 하지만 그 말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나는, 너와 함께 갈 수 없다"
"왜?"
"D 메일 전송 시간은 타이머로 설정되어있다. 그리고 그때쯤 아마 나는......"
"넌 죽지 않았어. 오카베"
내 양손목을 잡고 강한 어조로 크리스는 말했다.
"넌 아직 죽지 않았어"
"그것은 아직 D 메일이 보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D 메일은 이미 보내졌어"
"...... 어?"
나는 크리스의 얼굴을 보았다. 그 빛과 확신에 찬 눈동자를.
"너는 죽을 때를 정했지만 예상보다 죽는데 오래 걸려버렸어 그 결과, D 메일은 이미 보내진 거야"
나는 끝을 음미했다. 마지막 순간에 잘못된 것이다. 가장 큰 실패다!
"나는 갈 수는 없다! 그곳에 나를 덮어쓸 수는......!"
"저쪽에 너도 인정하고 있어. 이것은 나와 그곳에 네가 결정한 거야
기억은 덮어 씌어 질지도 몰라. 또는 부서져 버릴지도 몰라. 당신은 폐인이 되어 버릴지도 몰라 그래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둘이서 정한 거야! "
...... 그렇게 형편 좋은 이야기가 현실 일리가 없다.
"이것은 꿈이다!"
넋을 잃고, 나는 외쳤다.
"지금껏 이런 꿈은 많이 있었어! 더 이상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그만둬......! 빨리 깨어나야 돼!"
"오카베!"
당장 날뛸 것 같은 내 손목을 잡는 크리스의 손에 힘이 느껴졌다.
"여기는, 시공의 틈이야. 세계선의 틈 그리고...... 삶과 죽음의 틈.
너를 도우려고 한 내가, 네 능력과 세계 선에 대해 아무것도 연구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고생했어 여기를 파악하려고 "
"뭐......라고......?"
"모든 세계 선에 있는 너를 구하려고 했어! 하지만 못했어. 어트랙터 필드의 수렴 때문이야.
무엇을 해도, 오카베를 여기에 데려 올 수는 없었어.
여기가 유일한 기회 같은 거야! 시간과 공간의 틈새인 여기라면 세계를 속일 수 있어. 너를 슈타인즈 게이트로 데려올 수 있어! "
"...... 너는"슈타인 즈 게이트 "의 크리스라는 것이냐?"
"......"
크리스는 그 물음에 대답한다. 내 눈앞의 소녀 - 확실히 당시의 크리스의 모습 -을 삼킬 바라보았다.
"오, 재밌지만 그럴 리 없어! 너와 나는 1 살 밖에......"
"나이의 일은 말하지 마!"
크리스는 눈초리를 올리며 딱 단언하고, 내 손목을 잡은 채 쭉 올려봤다. 그 시선의 끝에 있는 거대한 시계의 오브제.
"멈춰 있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정지하고 있던 초침이 약간 떨렸다고 생각하자 진자가 천천히 흔들리고...... 그리고 시간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가고 싶지 않아"
나는 정신없이 크리스의 손을 흔들었다. 손톱 끝이 그녀의 뺨을 세게 긁어 붉은 자국을 낸다.
크리스는 그것에도 주춤하지 않고 떠나려고 하는 내 팔을 양팔로 잡았다.
"안돼. 당신은 내가 책임지고 데려갈 거야"
나는 초침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는다. 움직인다. 움직여 버린다.
"그만해!...... 죽어야 해! 죽게 해 줘!"
"오카베...... 제발!"
크리스는 여자의 가냘픈 팔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내 몸을 꼭 안았다.
시계의 중심에서 눈부신 빛이 넘쳐난다. 흰색뿐이었던 세계가 왜곡, 그 형태를 바꾸어 간다. 멈춰져 있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인과율은 파괴되고 세계는 재구성된다. 다짜고짜, 나와 크리스가 말려들고. 시야가 흰색으로 가득 차 그 지나친 눈부심에 나는 무심코 눈을 감았다.
- 그리고 세계는 빛에 휩싸였다.
정신이 차리자 나는 흰 벽으로 둘러싸인 방 침대 위에 있었다.
낯선 천장을 바라본다. 조용한 실내에 째깍째깍 시계의 초침 소리 만이 울린다.
(여기는 어디야?)
생각해본다.
(지금은 언제야?)
뭐라고 하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나는, 오카베 린타로이다.
간신히 그만큼 기억할 수 있었다. 머리가 띵하다, 나는 얼굴을 찌푸린다.
손을 머리에 대면 머리카락과는 다른 거친 느낌이 있었다. 이것은...... 붕대?
복도 쪽에서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고 문이 열렸다. 거기에서 백의를 입은 의사와 한 명의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 린타로! 깨어났어요!"
여성은 나이는 30대 중반 정도 일까. 붉은 갈색머리를 하고 있는 그녀는 큰 소리를 지르며 나에게 달려왔다. 그 목소리가 머리에 울리고, 나는 다시 얼굴을 찡그린다.
"괜찮아? 누군지 알아보겠어?"
"...... 크리스?"
나는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것은 내가 알고 있는 크리스와는 약간 달라 보였다....... 아니, 그렇지 않다. 이것은 내가 알고 있는 크리스다.
다르다는 생각과 아니 같다는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고 난 몇 번이나 눈을 깜빡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이제 다시는 깨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여기가 어디야? 나는 왜 여기에......"
오랫동안 말하지 않았던 탓일까 목이 막혀 목소리가 쉬었다. 크리스는 손가락으로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고, 침대에서 나온 내 손을 양손으로 잡는다.
"병원이야. 교통사고를 당하고. 머리를 크게 다쳐서 오랫동안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어. 40도의 열도 나고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서......"
"아......"
머리가 아픈 것은 그러한 이유로. 감겨 있던 붕대도 납득이 갔다.
"사고에 관한 거, 기억 안 나?"
"...... 기억나지 않아"
잠깐 머릿속에 뭔가 이미지가 번뜩했다. 황폐 한 세계. 어두운 지하실에서 눈에 핏발이 세우고 무언가를 연구하고 있는 자신. 차가운 콘크리트와 마음을 침식하는 외로움.
그러나 그것은 순간이었다. 바로 이미지는 흐려지고, 윤곽을 잃고 만다. 떠올리려 하면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었다, 완전한 공백이다.
깜짝 놀랐다. 뭐야 이거는. 흔히 말하는 기억 상실이라는 녀석인가.
"사고 이전에 것은?"
"......"
"미완성 작품에 관한 건 기억나지?"
"...... 일을 하고 있었나, 나는"
"당연한 것 정말 기억 안 나?"
"...... 기억에 없다"
"우리의 결혼식 때는 기억나?"
"...... 결혼했는가? 우리는"
"그래, 알았어. 나중에 설명할게. 그럼 학생 시절에 관한 것은?"
"...... 아키하바라에서 미래 가젯 연구소를 하던 거라면 기억하고 있다"
"그건 15 년 전 일이잖아"
기가 막힌 듯, 크리스는 킥킥 웃었다. 하지만 내게서 보면 웃는 것이 아니다.
학생 시절, 아키하바라에 라보를 두고 있던 것은 기억한다.
그러나 거기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의 기억이 빠져있는 것이다.
...... 이것은 마치 15년 전에서 타임 리프 하고 온 것 같은 꼴 아닌가. 실로 기분 나쁜 일이다.
"사고를 당했을 때 사고 전후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야. 하지만, 15 년간의 기억을 잃고 오다니...... 정말 하나도 기억 안 나?"
나는 수긍하고 머리에 감긴 붕대에 손을 댔다. 떠올리려고 하면 머리에 안개가 걸린 것처럼 희미하고 욱신 거려 상처를 쑤시는듯한 느낌이 든다.
기억이 없다. 그것을 자각한 순간에 엄청난 불안감이 엄습했다. 갑자기 지지대를 잃고 뻥 뚫린 구멍으로 어디 까지나 떨어져 버릴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크리스는 병실 입구에 있는 세면대에 가서 꽃병에 물을 넣고 돌아왔다. 그 손놀림에서 그녀가 자주 이곳을 방문하여 실내를 손질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창밖에는 눈부신 태양.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크리스가 화려한 꽃다발을 예술적으로 꽃병에 꽂았다.
듣고 싶은 것은 산더미처럼 있다. 그렇지만 나는 그때 창가에 있는 그녀의 뒷모습에 넋을 잃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계속 갖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소리가 마음의 어딘가에서 생겨낫다 사라졌다. 그리고 그 위치도 흰색으로 채워져 간다.
"저기, 크리스.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망연자실, 무심코 이렇게 묻자, 크리스는 손을 멈추고 이쪽을 되돌아보았다.
"불안한 기분은 잘 알아. 그렇지만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니까......"
뚜벅뚜벅 소리를 내며, 크리스는 이쪽으로 다가왔다. 침대 사이드에 허리를 내리고 나를 향해 살짝 손을 뻗는다.
"기억은 돌아올지도 몰라. 돌아오지 않을지도 몰라...... 너의 뇌에 부담이 걸린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몰라."
기억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이런 불안정한 상태가 최선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나에게는 도저히 그렇게는 생각되지 않지만.
이렇게 말하면, 크리스는 온화하게 웃었다.
"그래. 너의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을지도. 하지만 이제 괜찮아 앞으로 내가 함께 싸울 거니까"
그리고 내 목에 팔을 돌려 꽉 껴안았다.
"...... 내가 옆에 있어. 다신 절대로 당신을 혼자 있게 내버려 두지 않아"
왜 그녀가 이런 눌러 죽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인가. 왜 이 얇은 팔에 힘이 담겨있는 것인가. 생각해도 대답은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창밖으로 눈을 돌린다.
거기에는 푸르고 맑은 하늘이 활짝 펼쳐져 있었다.